art space pool

11호 오픈 스튜디오 : 붉은 폭포

2011년 6월 25일 토요일 - 7월 8일 금요일

오후 12시 30분 - 오후 11시

꿀&꿀풀약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3-31)

꿀 라운지 및 꿀풀 공간 내 두번째 방

문의 : 02) 396 - 4805 altpool@altpool.org

꿀풀 공간 내 윈도우 룸에서 11호(현준영, 서이겸)는 <붉은 폭포 Red Fall> 를 첫 작업으로 선보입니다. 그녀들은 물체를 손으로 느껴보다 발견하게 되는 재질의 특성, 성질로부터 약간의 변형을 가해 선적인 막을 만듭니다. 윈도우 룸에 머무는 동안 고무줄 한 개 한 개를 일일히 손으로 엮어 긴 선을 만들었고, 그 선 하나 하나를 천장에 매달아 ‘폭포’라고 명했습니다. 꿀풀의 주변은 용산구라는 지역이 가진 소비의 층위 양상을 끝없는 증축과 리모델링, 재개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들은 꿀풀에 머무르며 이러한 변화와 달리, 오랜 섬처럼 남아있는 공간으로 느끼게 되었고, 그 감정의 흐름을 따라 꿀풀 건물의 외관을 덮고 감쌉니다.

보호와 격리, 보존과 차단 같이 양면적 의미를 떠올리게 하는 설치는, 자신들이 꿀풀에 머무르며 듣고, 느꼈던 감정의 흐름을 반영합니다. 우연히 동네 아주머니로부터 자신들이 작업실로 사용했던 공간 (윈도우 룸) 에서 슈퍼를 운영하다 쫒겨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 대화로부터 꿀과 꿀풀이라는 공간에 쌓여있는 작은 역사의 순환, 상황을 보게 됩니다.

풀은, 그녀들이 꿀풀에 머무르면서 조금씩 달리 선보일 작업들과 과정을 이 글에 추가하여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11호와의 인터뷰 06. 02

Q. 노란색 고무줄이 아닌 빨간색 고무줄을 선택하신 이유는 있으신가요?

A. 느낌이 왠지 이 공간에 붉은 색이 왔다 갔다 하면 어떨까 얘기를 했었고, 빨간 피 이런 얘기를 둘이 하다가 빨간 고무줄을 보고, 신기했고, 이런게 뭉쳐있으면 어떨까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일단 한 봉지를 사 가지고 작업을 하기 시작했어요.

Q. ‘붉은 폭포-Redfall’ 인데 설명을 하신다면?

A. 무언가 흘러내리는 걸 하고 싶었는데, 마침 또 각목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말(言)을 가지고 재미 있게(붉은 폭포) 해 봤죠. 공간 자체가 실험적인 곳이라 하고 싶은 걸 했어요, 그래서 미술의 언어로 말 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이론을 넣으면 넣을 수는 있지만 어거지 같아서…그래서 작업에 대해서는, 열린 해석이 좋은 것 같아요.

관객분들이 와서 작업을 보고, 피(blood) 혹은 면발 같아, 아니면 옛날에 고추 말린 것 같다고도 하시고, 다양하게 생각하는 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둘이 하는 작업이니까 앞으로도 계속 서로 이야기해 가면서, 변해갈 것 같아요. 또 계속 변해가는 과정도 재미있고요.

'윈도우 방 (<붉은 폭포>가 있는 곳) 이 놀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 연령대가 어린 아이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어제(6월1일) 애기랑 엄마랑 할머니가 들어오시는 거에요. 아이가 한 3살? 말을 겨우하는 아이인데, 고무줄 사이를 커튼처럼 가르면서 엄청 좋아하는 거에요, "엄마도 들어와, 할매도 들어와" 하면서, 엄마도 할머니도 다 들어오시고, 또 아이가 고무줄을 잡아 당기면서 신기해 하는 게 좋았어요.

Q. 외국인분들도 관심 보이시지 않아요?

A. 아까 설치를 하고 밖에서 보고 있는데, 흑인 남자분이 지나가시면서 보시더니 음…하고는 엄지손가락을 들며 "굿!" 하고 가셨어요.

Q. 작업이 끝나고 나면, 작업과정을 (담은) 책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A. 네, 여기(꿀풀) 에 있는 기간이 끝나고 (바로) "책을 만들어야 해! " 가 아니라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천천히 작업 하면서 출판물을 낼 생각이에요.

11호, <붉은폭포 Red Fall>, 2001, 윈도우룸 설치 과정, 사진 : 현준영 ⓒ 11호; 아트스페이스풀,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