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Position / Superposition
half-complete
loose-fit
precarious
contingent
position paper procession
by 20 artists and more
about the everyday headache on art, love, money & habitat
in 2012
아트 스페이스 풀은 지난 2년간(2010-2011) 작가들이 창작 에이전트가 되어 자기 주도적 문화 생산을 시도해볼 수 있는 자율성과 관계성의 실험장으로서 꿀&꿀풀을 운영하였습니다. 2012년 풀은 보다 과감한 형식의 자발적 실험을 응원하며 과정과 만남, 공존과 중첩, 엉기고 번지는 연쇄 작용 자체의 의미 촉발을 중심에 둔 <수퍼포지션-아트, 사랑, 돈, 거처에 대한 카운터 페스티벌>을 시작합니다.
꿀&꿀풀에서 2월부터 11월까지 미술작가, 독립기획자, 문화생산자(position paper)들은 다양한 주제, 장르, 입장을 중첩(Super position/ Superposition)시켜가면서 개별 프로젝트를 전개합니다. 개별 포지션 페이퍼들이 독자성을 유지하는, “개별적이고도 지속적인, 중첩되는 가운데 균등한 에너지의 배분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들은, 작가주의를 유지하는 한편 개별의 층위를 초월한 수퍼-포지션(입장), 상징적 운동체로서의 카운터 페스티벌로 개화됩니다.
페스티벌에서 발견되는 이합집산 형태의 지속, 점조직의 유랑 네트워크 형성, 중첩과 교차를 통한 개별 시각들의 독자성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문화생산자들의 하나의 포지션/ 입장을 드러냅니다. 대학등록금을 빚진 채 사회로 떠밀려 생존해야하는 미대생이 시위 수단으로 삼은 수행전략, 도시에서의 자급자족을 위한 미술인 자력갱생 공동체의 실천운동, 코리아 아메리칸인인 작가가 공간지각으로 만들어 내는 경계와 틀에 대한 개입, 혼성작가들로 이루어진 그룹의 문화권역간 비교와 재구성, 일상의 사소한 일탈 행동들의 파편으로 만들어내는 비판적 발언의 교집합, 사회 속에서 위치되지 않은 준전문가들로부터 생성된 경험의 서사 등 현재 자신의 위치로부터 발견한 입장들이 서로 중첩/교차/증폭되며 사회의 실제 현안들의 숨겨진 차원을 가시화시킵니다.
<수퍼포지션-아트, 사랑, 돈, 거처에 대한 카운터 페스티벌>은 무수한 축제들의 형태에서 발견되는 보여주기식의 단발적 행사성, 사회현실/ 시대감성지형과 맞지 않는 주민 서비스 형식만 갖춘 페스티벌의 폐해, 작가주의와 집단미술운동 사이의 괴리, 부정적 의미의 개인주의를 넘어서 자기 의사 결정권으로 예술의 생산성을 드러내고자 자발적 유랑/이방인을 택한 작가들의 노력 등 미술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고민들에서 출발하였습니다. 그 고민들이 미술사적 의미나 작품의 미학적 의미화 안에만 고착되지 않도록 개별 포지션 페이퍼들간의 반응과 간섭, 관계, 개입, 연쇄반응, 뜻밖의 협업 등을 통한 과정과 만남들에 주목합니다. 재즈에서 악기가 하나씩 보태지며 개별 변주를 더해가다가 어느 단계 이후 개별 요소의 산술적 합산 차원을 넘어서는 프리스타일 혼성으로 급도약하게 되듯이, 여러 개의 개별 포지션이 접목되더라도 그 독자성은 유지되며 일종의 빅뱅처럼 개별의 층위를 초월한 수퍼-포지션으로 개화되길 기대합니다.
02월 – 11월 <수퍼포지션-아트, 사랑, 돈, 거처에 대한 카운터 페스티벌> 포지션 페이퍼
<수퍼포지션-아트, 사랑, 돈, 거처에 대한 카운터 페스티벌> 포스터, 2012, 디자인 김청진 ⓒ 김청진, 아트 스페이스 풀
